[아시아경제TV 박민규 기자] (이 기사는 16일 아시아경제TV '골드메이커'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앵커: 대우조선해양이 벼랑 끝에 섰습니다. 회사채 만기는 다가오는데 뾰족한 해법이 없어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조선·해양 시황 악화로 '수주 절벽'이 지속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유동성 위기도 가중되고 있는 탓인데요, 오늘 이 시간에는 대우조선해양의 현재 상황과 향후 전망에 대해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제 대우조선해양의 신용등급이 또 떨어졌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기업평가는 대우조선해양의 신용등급을 기존 B+에서 B로 한단계 내렸습니다. 등급전망은 '부정적'으로 유지했는데요, 이번 등급 조정은 수주 급감과 해양공사 인도 지연으로 운전자본 부담이 커지고 있는 데다 만기도래 차입금에 대한 유동성 대응능력이 크게 떨어진 점이 반영된 것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의 신용등급은 2013년 AA-에서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10단계나 하락했는데요, 지난해 이미 투기등급으로 내려간 상태에서 올 들어서도 추가로 등급이 떨어진 것입니다. 신용등급이 B라는 것은 채무 상환능력이 부족해 채무 불이행 위험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등급전망도 여전히 부정적이어서 추가로 등급이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해양공사 인도 지연 및 손실로 운전자본 부담이 확대되거나 만기도래 차입금 상환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할 경우 신용등급이 B- 이하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앵커: 대우조선해양의 현재 재무 상황이나 경영 여건은 어떤가요?

기자: 대우조선해양은 자구계획에 따라 유동성 확보에 힘쓰고 있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조선·해양 시황이 악화되면서 신규 수주가 크게 줄어든 데다 해양공사 인도가 지연되면서 자금 유출과 함께 운전자본 부담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업황 악화로 상선과 해양플랜트 모두 발주가 급감한 상황인데요, 지난해 상선 및 해양플랜트 신규 수주는 총 9건으로 11억1000만달러에 그쳤습니다. 특히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던 지난해 7월 이후 신규 수주는 2억3000만달러 규모 액화천연가스(LNG)선 1척뿐이었습니다.

올 들어 지난 8일 미국 LNG업체인 엑셀러레이트에너지와 '부유식 LNG 저장·재기화 설비(LNG-FSRU)' 건조에 대한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하기는 했지만 본계약 체결 여부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뿐 아니라 앙골라 국영석유회사인 소난골이 발주한 드릴십 2척 등 일부 해양공사의 인도 시점이 여전히 불투명하고, 시추설비 발주처들의 경영난이 심해 공사가 진행 중인 프로젝트들이 제때 인도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당장 발등의 불은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차입금에 대한 유동성 대응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점인데요, 오는 4월 44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지만 상환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4월의 고비를 넘긴다고 해도 7월 3000억원, 11월 2000억원 등 회사채 만기가 연이어 돌아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말 산업은행 등을 통해 이뤄진 출자전환으로 총차입금은 크게 줄었지만 올해 만기도래하는 차입금은 여전히 3조원을 웃돌고 있습니다. 반면 운전자본 부담이 가중되면서 현금성자산이 줄고 현금흐름의 불확실성도 커진 상태입니다.

앵커: 조선 시황이 나아지지 않는 이상 조선사들의 경영 상황도 쉽게 개선되기 힘들 텐데요, 시황이 나아질 기미는 없나요?

기자: 지난해 국내 3대 조선사의 수주 실적은 현대중공업이 24척(42억달러), 대우조선해양이 해외 자회사인 대우망갈리아중공업 계약 이관 건을 포함해 11척(15억달러), 삼성중공업 7척(5억달러)으로 최악의 한해를 보냈는데요, 올해도 시황 개선의 여지는 여전히 낮은 것으로 전망됩니다. 선복량 과잉과 발주 여력 감소가 이어지는 데다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까지 겹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합의에도 불구하고 셰일가스·오일로 인해 유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이 발주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유가가 오르지 않으면 석유 개발 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지게 되고 이는 해양플랜트 발주 감소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최근 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신조 수요 기대감이 있긴 한데요, 해운시장의 공급과잉으로 신조선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고 탱커선과 가스선의 경우 선박 수요의 상당 부분이 이미 발주된 상태인 점, 컨테이너선의 경우 선도 업체들을 중심으로 신규 발주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당분간 상선 부문 신규 발주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LNG선은 신규 LNG설비 가동으로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발주 물량 자체가 적은 실정입니다. 해양생산설비는 개발이 끝난 유정을 중심으로 생산 개시를 검토하는 곳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유가가 배럴(bbl)당 50달러선에서 등락하고 있어 본격적인 발주 증가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앵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해양설비 부문에서 추가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대우조선해양 수주잔고 중 상선 부문의 경우 지난달 말 현재 총 78척(152억달러)의 공사가 남아 있는 상황인데요, 액화석유가스(LPG) 및 LNG 등 가스선이 70%에 달하고 나머지는 탱커 및 컨테이너선이 각각 1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상선 프로젝트들은 대체로 양호한 수익성을 보이고 있어 상선 부문에서 추가로 손실이 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제는 해양 부문인데요, 지난달 말 기준 시추설비 8기와 생산설비 3기 등 총 11기(126억달러)의 공사가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해양 프로젝트들은 2015년 원가상승 예정분을 반영해 대규모 손실을 인식했지만 대부분 공사들의 예정원가율이 높은 상황이어서 공정 진행에 따른 추가 손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특히 인도대금 규모가 큰 일부 해양공사들의 인도 지연 여부에 따라 현금흐름이 좌우되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상반기에 이어 3분기까지 재무제표에 대해 외부감사인이 한정 의견을 제시한 상황에서 보수적인 회계 처리 기조에 따른 해양 공사 잠재 손실 및 자회사 대여금에 대한 충당금 설정 등 일부 손실 가능성이 남이 있어 당분간 의미 있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앵커: 신용등급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무엇보다 오는 4월21일 44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만큼 이에 대한 유동성 대응이 얼마나 원활히 이뤄질지가 관건입니다. 현재로서는 남은 여신 한도가 4000억원에 못 미치고 신용등급이 B로 떨어져 차환 발행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현금성자산도 대부분 담보로 잡혀 있어 선주사들에게 인도대금을 미리 당겨 받거나 신규 수주로 계약금을 받아 회사채를 상환하는 게 그나마 해법인데요, 실현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대우조선해양 신용등급 변동 요인(자료: 한국기업평가)


한국기업평가는 대우조선해양의 유동성 대응력을 살펴 신용등급 변동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한기평 관계자의 설명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성태경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 대우조선해양의 주요 모니터링 요인은 일단 최종적으로는 운전자본 부담에 따른 유동성 대응능력입니다. 이를 위해서 세 가지 주요 요인을 중심으로 차입금 상환 부담의 불확실성을 어떻게 해소할지 그 여부를 바라볼 계획입니다.

먼저 첫번째는 신규 수주 증가 여부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에는 2016년 8월 이후 현재까지 상선·해양 부문에서의 신규 수주는 LNG선 단 하나에 그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만약 신규 수주가 증가한다면 단기적으로는 선수금 유입을 통한 현금흐름 개선이 될 수 있고요, 중기적으로는 매출과 실적 변동 위험을 완화 시킬 수가 있습니다.

두번째로 바라보는 모니터링 요인은 해양공사 적기 인도 여부입니다. 지금 소난골 프로젝트 인도가 지연되고 있는데요, 만약 이 프로젝트가 원활하게 인도된다면 저하된 자금 수치를 개선 시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대우조선해양은 드릴십 인도를 위해서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인도 여부와 시점은 불투명한 걸로 보여집니다.

세번째로 바라보는 부분은 자구계획의 적극적인 이행 여부입니다. 일단 운전자본 부담이 계속되면서 유동성 대응능력이 크게 저하된 점을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는 유동성 확보가 우선적으로 이행된다면 자산매각 대금이 유입돼서 차입금 대응능력의 불확실성을 일정 수준 완화 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앵커: 세계 조선업계를 호령하던 국내 조선사들이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시황이 쉽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만큼 당분간 어려움이 이어질 전망인데요, 이 위기를 잘 이겨내서 다시 한번 세계 시장을 주름잡을 날을 기대해 봅니다.


박민규 기자 yushin@ais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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